<꿈>
내가 월남전에서 싸울 때와 같이 청룡부대 소대장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쫓는 적은 10살 정도의 어린아이였으며, 눈이 총명하고 행동이 민첩
하여 초가 지붕 위를 타고 다니면서 좀체 항복을 하지 않았다. 결국 내가
부하들에게 집중사격을 하게 해서 그 애를 죽였는데, 그 애는 지붕 위에서
총을 맞고 마당으로 뚝 떨어졌다.
그런 후 나는 화약 냄새가 몸에 배는 듯하여 그 집 앞에 있는 개천으로
가서 얼굴을 씻었는데, 그만 모래알들이 귀에 들어가 그것을 파내려고 애를
썼다.
막상 귀 속에서 크게 느껴지는 것을 하나 꺼내고 보니 그것은 보물 상자
였으며, 그 상자 속에는 녹슨 열쇠 하나가 있었다. 나는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버리려고 했는데, 마침 지나가던 할머니가 "그 귀한 것을 왜 버리
려고 하느냐" 하면서 자기 치마폭에 싸가지고 갔다.
그리고 나는 보물상자를 귀속에서 끄집어 낼 때부터, 계속 귀에 통증이 오
는 것을 잠을 깨고서도 느끼고 있었다.
필자주: 이렇듯이 황당하게 전개되는 것이 상징적인 미래예지 꿈의 특징이다.
이렇게 꿈에서 예지된 경우는 현실에서 길흉을 피할 수 없으며, 어떠한 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준다.
<해석>
먼저 핵심적으로 귀 속에서 보물상자를 꺼내 통증을 느꼈다는 자체가 분
만의 의미가 있으며, 눈이 총명하게 보이고 민첩하다는 것은 태아가 성장해
서 지혜롭게 될 뿐만 아니라 머리 회전도 빠르고 몸도 가볍다는 암시가 된
다.
그리고 열쇠는 무엇이든 열 수 있고 풀 수 있다는 뜻으로 형통함을 예사
하는 것이다. 다만 녹이 슬어 있어 대기 만성형의 운세를 가질 것이며, 귀
에서 나왔으니 매스컴을 통해 명성을 얻을 것이나, 할머니·할아버지의 보
호를 받으며 자라거나 데릴사위가 되는 수도 있다.
<현실 체험>
꿈을 깨고 나서도 귀에 통증이 오는 듯 싶었다. 당시 아내의 분만 예정일
이 며칠 남지 않은 터라 오늘은 애를 낳겠구나 , 그리고 꿈에서는 성별을
얘기하지는 않지만 어쩐지 예감으로 아들이겠구나 하는 마음을 가져 보았
다. 이때가 새벽 4시 정도 같아서 차마 바로 집사람을 깨우지는 못하고, 30
여 분쯤 뒤척인 뒤 그때서야 할 수 없이 흔들어 보았다.
집사람은 얼른 반응을 보이며 "왜 그러느냐"는 듯이 기척을 해, 나는 어
디 통증이 없느냐고 물어 보았다. 집사람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대꾸하고는
그냥 잠이 드는 것 같았다. 내 생각으로 다시 한 시간쯤이나 지났다고 느꼈
을 때 또 집사람을 깨워 물었다. 그때는 아내가 "통증이 약간 있는 것같다"
는 반응을 보여 틀림없구나 하는 확신을 했다.
그리고 새벽 6시쯤에는 통증이 꽤 있다고 스스로 얘기해, 나는 집사람에
게 병원에 입원할 준비를 차분히 하라고 일러두고, 가정부더러는 아침식사
준비를 서두르라고 했다. 7시쯤 집사람은 몇 술 뜨던 손을 놓고, 배가 아프
다고 방바닥에 드러누었다.
나는 미리 준비된 것들을 챙겨 갖고 택시를 잡아타고 바로 병원으로 달렸
다. 역시 예측대로 아들을 얻었으며, 이 녀석은 태몽대로 어릴 때는 한때
우리와 떨어져 할머니,할아버지 손에서 컸다.
몸도 날쌔고 머리도 영리하나 대기만성형이다 보니, 5수를 하여 일류대학
을 갔으며, 현재 디자인 계열의 공부를 하고 있다. <끝>
